줄거리

여름. 납량특집. 그리고 전설의 고향 한국인들의 가슴 깊숙이 남아있는 공포물의 원형은 뭐니뭐니 해도 "전설의 고향"이다. 어린 시절, 우리는 여름 밤마다 머리끝까지 덮어 쓸 이불을 미리 준비해 놓은 채, TV에서 그 음산한 음악이 흘러나올 시간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기억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전설의 고향"을 통해 우리는 이젠 귀를 통해 전해들을 수 없어진 할머니의 옛날 이야기를 대신 들었고 우리가 어린 시절에 살던 동네에 어린 향토담을 접할 수 있었으며, 우리가 위의 아이들에게 직접 들려줄 수 있게 된 구미호 나 천년 묵은 이무기 나 백일홍 같은 옛 이야깃 거리들을 만났다. 전설의 고향은 단순한 공포물을 뛰어넘어 훈훈한 미담과 담백한 교훈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우리가 우리 문화의 뿌리와 조우할 수 있도록 도왔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아이들은?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이제 아이들은 인터넷이나 세계화된 매스미디어의 영향으로 전 세계의 세련된 문화 콘텐츠를 거의 실시간으로 즐긴다. 바야흐로 각국의 문화가 상품으로 가공되어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 등 여러 형태로 소비자를 공략하느라 여념이 없는 문화 전쟁의 시대다. 여름용 납량특집 콘텐츠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는 매 여름마다 할리우드산 대형블록버스터 공포물들을 만난다. 하지만 물 밖에서 건너온 그 공포물들은 피와 살점이 화면 가득 튀기는 슬래셔 무비이거나, 아무 죄없는 사람들이 영문도 모른 채 줄줄이 죽어나가는 연쇄 살인물이거나, 국적 불명의 괴수 영화일 따름이다. 과연 그런 것들이 나의 아이들과 아무런 제약 없이 접촉하게끔 허락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면, 부모의 한사람으로서 어쩔 수 없는 가슴의 통증을 느끼게 된다. 다시 전설의 고향이 돌아와야 할 때 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는 8월 한복판에 "전설의 고향"이 안방극장으로 돌아와야 하는데는 세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한국적 공포물의 전형으로, 여름 킬러 콘텐츠라는 검증된 역사가 있다. 둘째, 우리 아이들은 국적 불명의 호러물이 아닌 우리 문화의 열매를 접해야 한다. 셋째, 해학과 풍자, 교훈과 미담이 함께하는 한국적 여름 문화 콘텐츠의 부활이다. 이에 고전 사극 형식이라는 기존의 전설의 고향 틀은 유지한 채, 현대화된 스토리 구조와 참신한 소재 신선한 연출로 무장한 2008 돌아온 전설의 고향 여덟편을 제작한다.

전체회차
출연진
  • Lee Min-woo

    segment 기방괴담 / 효랑

  • Yoon Joo-hee

    So Wol